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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 곳곳에... 묘한 여운이 남는 도시

유렵 문명을 이야기할 때 광장 문화를 빼놓을 수 없다. 우리 선조들은 궐(闕)과 품계석이 박혀 있는 뜰에서 '아니되옵니다'를 읍소했지만 중세 유럽인들은 광장에서 정보를 생산했고 소비했다.

옳은 것은 취하고 그른 것을 버리기도 했지만 잘못된 정보도 포식했다. 그리고 그것을 공유했다. 때문에 정의가 바로 서기도 했지만 광기가 광장을 휩쓸기도 했다. 때론 벼룩시장도 열렸다. 뿐만 아니라 폭정을 일삼는 군주를 향한 함성도 터져 나왔고, 착취한 영주를 향해 분노를 배설했다. 민주의주의 발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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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 좋은 언덕에는 교회당과 성(城)이 있었고 낮은 곳에는 서민들의 삶이 있었다. 신의 이름으로 내려다보고 싶었고 권력의 광채로 군림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아랫것들은 올려다보며 살아라'는 무언의 메시지다. 부다와 페스트가 그렇다. 페스트하면 중세 유럽을 휩쓸었던 흑사병을 연상하지만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는 귀족들의 군락지 부다와 서민들의 근거지 페스트를 합친 도시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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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수도 프라하에서 남서쪽으로 200km 달리면 유럽 특유의 광장문화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곳이 있다. 스보르노스티 광장이다. 오스트리아와 국경이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스보르노스티 광장은 1992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유서 깊은 광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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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자형으로 완만하게 흐르는 보타강을 경계로 언덕에는 영주가 살았던 체스키크룸로프 성(城)이 있다. 우리나라로 치면 고려시대에 해당하는 13세기. 보헤미아의 비테크 가(家)가 이곳에 자리를 잡고 고딕 양식의 성을 짓기 시작한 이래 르네상스, 바로크, 로코코시대 건축물이 즐비하다.

18세기 이후에 지어진 건물은 거의 없다. 한마디로 600년 이상 된 살아있는 박물관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피맛골을 밀어버리고 현대식 건물을 짓고, 육의전 터에 눈 가리고 아웅 식으로 육의전 박물관을 짓는 현실에서 하회마을과 양동마을, 외암마을이 있긴 하지만 아쉬움이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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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미오와 줄리엣> 못지않은 이발사의 딸과 영주 아들의 비극적인 사랑을 안고 있는 '이발사의 다리'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는 라제브니키 다리를 건너면 성(城)에 목숨줄을 걸고 살았던 하인들의 서식지와 구시청 청사가 있는 스보르노스티 광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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