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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nel: 오마이뉴스 - 삿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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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왕족이 살던 집에서 하룻밤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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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생활을 하는 사람들의 로망이라면 한옥 생활일 것이다. 하지만 주거 공간으로서 한옥은 만만치 않다. 소유와 관리에 적잖은 비용이 지불된다. 성냥갑 같은 회색 콘크리트를 벗어나고 싶은 도시인을 겨냥하여 목조 주택과 한옥이 한동안 붐을 이루었다.
 
북촌 한옥과 남산골 한옥은 구경만 할 뿐 직접 들어가 숙식을 할 수 없다. 이러한 아쉬움을 메꿔주기 위하여 한옥 체험마을이 뜨고 있다. 수도권에서 대표적인 마을이 은평 한옥마을이다. 하지만 한옥을 재해석한 현대적인 건축물일 뿐 고가(古家)는 아니다.
     
이 나라 백성들 위에 518년 동안 군림했던 왕족들은 어떠한 집에서 어떻게 생활했을까? 급 궁금해진다. 왕과 왕비와, 왕자와 공주들이 기거했던 경복궁이나 창덕궁과 고종이 태어났던 운현궁은 관람은 할 수 있지만 들어가 잠을 잘 수는 없다. 아쉽다. 하지만 눈을 조금만 밖으로 돌리면 왕족이 살았던 집에서 하룻밤을 묵을 수 있다. 조선왕가(朝鮮王家)다.
 

한반도를 정중앙으로 관통하는 도로가 3번 국도다. 경남 남해군 미조리에서 출발하여 평안북도 초산군 초산면까지 연결되는 장장 555km 달하는 길이다. 한국전쟁 당시, 3.8선을 돌파하여 북진하던 6사단 장병들이 한만국경에 다다르자 감격에 겨워 압록강 물을 수통에 담았다는 그 초산이다. 한반도의 허리가 동강난 지금 현재는 철원군 월정리에서 멈추어 있다. 금강산으로 가는 길이 끊겨 있는 것이다.
  
서울에서 3번 국도를 따라 북상하다 연천군청 못 미쳐 통현 사거리에서 제인폭포 쪽으로 우회전하여 3km 정도 달리다보면 조선왕가라는 입간판이 우뚝 서 있다. 서울보다 개성이 더 가깝고 휴전선까지 14km 밖에 되지 않은 이곳에 웬 조선왕가?

조선왕실과 개성은 궁합이 맞지 않는다. 물과 기름이다. 조선을 개국한 이성계는 고려의 무신이었다. 그가 고려를 멸하고 조선을 개국했을 때 개성인들은 경악했다. 500년 역사를 자랑하는 고려를 무너뜨린 이성계를 저주했다. 그를 따르는 추종자들을 배신자라 경멸했다. 개성인들의 여론은 차가웠고 시선은 따가웠다. '새 술은 새 부대'라 표방했지만 한양천도 이유 중 하나다.

이방원과 정도전의 회유에도 불구하고 고려 충신들은 목숨 걸고 저항했다. 두문동 72현이 대표적이다. 조선개국 6년, 태조 이성계는 고려를 흠모하는 유민들에게 고려왕을 제사 지낼 수 있는 공간을 허락하였다. 숭의전(崇義殿)이다.

새나라가 개창되었지만 고려 시대를 잊지 못하는 유민들은 고려 태조 왕건과 혜종·성종·현종·문종·원종·충렬왕·공민왕 등 7왕을 제사지내고, 고려 충신 정몽주 외 15인을 제사 지내며 가슴에 맺힌 한을 달래었다.

조선 왕조는 고려 왕족의 후손들로 하여금 이곳을 관리하게 하였다. 숭의전 주변은 조선왕실의 저항세력 집성촌이었던 셈이다. 그곳 숭의전이 이곳에서 불과 직선거리 12km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조선 왕족이 살기에는 불안한 고장이었던 것이다.
 
  
조선왕가는 원래 서울 혜화역 근처 명륜동에 있었다. 고종 영손 이근이 기거하던 조선왕가 염근당(念?堂)은 1807년에 창건되어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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