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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창녀의 한탄 "누가 이 짓 좋아서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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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종로3가역. 1-3-5호선이 교차하는 교통 요충이다. 1번 출구를 나서면 금빛 찬란한 보석가게가 있고 가판대 2개가 있다. 거기에 5분만 서있어 보시라. 말을 걸어오는 사람들이 있다.


"놀다 가요."

"쉬었다 가요."

 

한 두 명이 아니다. 먹잇감을 발견한 하이에나처럼 대여섯 명이 몰려온다.

 

"예?"

 

난감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4만 원 줘요."

"3만 원."

"난 만 오천 원."

 

조선시대 육의전 거리여서 그럴까. 금방 장이 선다. 매매본능이다. 3만 원을 호가한 여인에게 눈길을 주었다. 눈빛을 받은 여인이 앞선다. 뒤따라갔다. 골목길로 접어든다. 피맛골 간판이 보인다. 귀금속 상가가 즐비한 번화가와 한 블록만 사이지만 뒷골목은 타임머신을 타고 조선시대로 돌아간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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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왜란 때, 충주를 접수한 왜군이 장호원에 이르렀다는 보고를 받은 선조는 백성을 버리고 의주로 도망갔다. 몽진이라 치장한 줄행랑이다. 분노한 백성들이 궁궐을 불살라버렸다. 경복궁이 불타버리고 임금이 창덕궁에 있던 시절. 광화문 앞 의정부와 육조에 있던 고관대작들이 임금을 알현하려면 3가와 1가 사이 운종가는 필수 코스다. 시도 때도 없이 들려오는 견마잡이의 어느 '나리' 떴다는 소리. 정승 판서가 지나가면 당상관 미만 관료는 말에서 내려 머리를 조아려야 했고 일반 백성들은 땅에 머리를 박아야 했다.


 

피맛골은 서얼과 서민들의 배설구


백성들이 그 꼴 보기 싫어 택한 길이 피맛길이다. 말 그대로 말을 피한다는 피마(避馬)다. 때문에 피맛길은 관료에 대한 저항의 길이었고 신분사회에 대한 분노의 배설구였다. 탁배기(막걸리) 한잔 걸치고 불평불만을 쏟아내다가 인근에 있는 좌포청에 끌려가 치도곤을 당하고도 다음날이면 또 뿜어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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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쯤 갔을까. 피카디리 극장이다. '숀 코네리' 주연의 <007 위기일발>을 개봉해 대박을 터트렸던 전설의 극장이다. 대한극장, 스카라극장, 중앙극장과 함께 외화관으로 명성을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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